수능 없이 수시로 대학에 도전하자.
지난 6월 모의평가는 비교적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올해는 9월 모의평가가 수시모집 기간에 실시돼 이번 6월 시험을 기준으로 수시와 정시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는 많은 대학들이 최저학력기준으로 수능 성적을 활용하고 있어 이를 만족하지 못할 경우 불합격하는 사례도 있다. 반대로 서울 소재 대학 중에서도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이 있어 모의고사 성적이 생각만큼 잘 나오지 않는 수험생이라면 이들 대학을 공략해볼 필요가 있다.
수능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과 전형들에 대해 살펴보자.
◆ 논술 준비 꾸준히 했지만 수능에 자신이 없다면
서울 지역의 많은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논술 전형의 경우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데, 이를 만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수시 2차 논술전형의 경우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논술 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 수능 전에 원서접수를 하다 보니 ‘수능 최저는 넘기겠지.’ 하는 기대로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수시 6회 제한이 있어 이러한 기대로 지원할 수 없게 되었다.
논술을 꾸준히 준비했지만 수능에 자신이 없다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낮거나 적용하지 않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 단국대, 성신여대, 인하대 등이 논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단,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만큼 실질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학생부 성적과 논술 실력을 꼼꼼히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경희대는 모집 인원의 30%를 수능 최저 없이 우선선발하며, 숙명여대는 일반선발(50%)에 대해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화여대 일반전형(500명)에서도 우선선발(40%) 중 상위 50% 성적 우수자에 대해 수능 최저를 면제하고 있다.
◆ 외국어, 수학·과학 우수자 전형에서는 수능 최저 적용하지 않는 경우 많아
외국어 특기자,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의 경우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들이 많다. 학교마다 전형 명칭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인어학성적이나 수학·과학 실적을 반영하는 전형들이 이에 해당한다.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외국어 관련 특기자 전형으로는 고려대(국제), 덕성여대(글로벌파트너십), 서강대(알바트로스인재 인문), 서울시립대(글로벌리더), 성신여대(글로벌인재 1, 2), 한양대(글로벌한양) 등이 있다. 이들 전형은 공인외국어 성적의 영향력이 커 지원자격 기준보다 높은 어학성적이어야 합격 가능성이 있다.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도 많고, 공인어학성적 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도 있으므로 공인어학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경우 해당 전형에 집중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수학·과학 분야에 대한 실적이 좋거나 올림피아드 실적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에 도전해 볼 수 있다. 고려대(특별전형 과학), 서강대(알바트로스인재 자연), 아주대(특기자 과학), 연세대(과학인재트랙), 한양대(한양우수과학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실적에 대한 평가와 수학/과학 관련 분야에 대한 심층면접 또는 사고력 평가 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
◆ 수능, 학생부, 비교과 활동 다 자신 없다면 전공적성 실시 대학 노려봐야
논술 전형과 달리 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부분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보니 서울·수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중위권 학생들이 많이 준비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여러 대학에 중복지원할 수 있어 적성검사 전형의 지원율이 높았지만 올해는 수시 6회 제한에 따라 지원율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부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의 경우 지원율이 높을 것으로 보이므로 6번의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무조건 높은 대학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고려대(세종), 한국외대(글로벌), 한양대(에리카)의 경우 우선선발 대상자에 대해서는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으므로 전공적성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지원해 보는 것도 좋다.
◆ 입학사정관 전형, 수능 최저 적용하지 않는 대학 있지만 지원 가능 여부 확인부터 해야
건국대(KU자기추천, KU전공적합), 경희대(네오르네상스, 고교교육과정 연계 전형 등), 서강대(자기추천), 서울시립대(UOS포텐셜), 숙명여대(자기주도학습우수자, 자기추천 등), 아주대(아주 ACE), 한국외대(HUFS글로벌인재) 등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능 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 아니다.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과 부합해야 하며, 서류, 면접 준비 등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수능 최저 적용 여부가 아니라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활동 실적이나 재능이 있는 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의 경우 허수 지원이 적어 경쟁이 심할 수 있다”며, “자격 기준만 만족한다고 지원할 것이 아니라 대학의 평가 기준에 따라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 일지 판단해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일부 특기자 전형의 경우 모집 단위 별 선발 인원이 적어 학과 선택에 있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